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왜 쇼핑몰에 갈까?|더운 나라의 몰 문화

말레이시아에 산다고 하면 가끔 이런 말을 듣습니다.

“거기는 일 년 내내 더워서 힘들지 않아?”

그런데 말레이시아에서 차를 가지고 생활해보니 의외로 더위를 느낄 일이 많지 않습니다.

어떤 날은 아침에 집을 나와 저녁에 돌아올 때까지 제대로 야외에 한 번도 나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말레이시아에 쇼핑몰이 왜 이렇게 많고 큰지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쇼핑몰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더운 나라의 날씨와 자동차 중심의 생활방식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생활공간에 가까웠습니다.

더운 나라지만 밖에 안 나가는 날도 있습니다

아침에 콘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차를 타고 회사나 쇼핑몰로 이동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회사도 시원하고 쇼핑몰도 시원합니다.

퇴근하거나 볼일을 마치면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생활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햇볕 아래를 걸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저 역시 자동차로 이동하는 날이 많다 보니 “말레이시아에 살면 매일 더위와 싸우겠구나”라는 생각과 실제 생활은 상당히 달랐습니다.

오히려 반대일 때가 있습니다.

실내가 너무 춥습니다.

더운 나라에 살면서 외투를 챙깁니다

말레이시아 쇼핑몰은 에어컨이 강한 곳이 많습니다.

특히 대형 쇼핑몰이나 영화관처럼 오랫동안 머무는 실내에서는 반팔만 입고 있으면 춥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밖은 더운데 실내에서는 긴팔을 찾게 되는 조금 이상한 상황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얇은 카디건이나 외투 하나를 가지고 다니는 편입니다. 차로 이동하는 날에는 아예 긴팔을 입고 생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때도 야외에서만 돌아다닐 계획이 아니라면 얇은 겉옷 하나쯤 챙겨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쇼핑몰이나 식당, 카페 등 실내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에어컨이 강한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회사나 쇼핑몰에 오래 있다가 너무 추워서 일부러 밖으로 나가 “아, 정말 따뜻하고 좋다.”하며 몸을 녹이는(?) 경험도 생긴답니다.

쇼핑하지 않아도 쇼핑몰에 갑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쇼핑몰은 쇼핑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단순히 규모만 큰 것도 아닙니다. 쇼핑몰마다 분위기와 주요 방문객이 조금씩 다르고, 식당이나 슈퍼마켓 때문에 자주 찾는 쇼핑몰도 자연스럽게 정해집니다. 저도 생활하다 보니 쇼핑할 일이 없어도 식사나 장보기를 위해 익숙한 쇼핑몰을 찾게 되었습니다.

식당과 카페, 슈퍼마켓, 영화관은 물론 약국, 클리닉, 은행, 미용실, 통신사 매장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시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장을 본 뒤 필요한 볼일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대형 쇼핑몰에서 한국 식당이나 한국식 베이커리를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딱히 살 것이 없어도 가족끼리 쇼핑몰에 가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자연스럽습니다.

저 역시 어느 순간부터

“오늘 어디 갈까?”

보다

“오늘 어느 몰 갈까?”

라는 말을 더 자연스럽게 하게 됐습니다.

주말 대형몰은 주차부터 시작입니다

많은 사람이 쇼핑몰을 찾다 보니 주말에는 주차가 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인기 있는 대형몰은 주차장 입구부터 차가 밀리고 빈자리를 찾아 여러 층을 올라가기도 합니다.

쇼핑몰 자체가 워낙 커서 차를 어디에 세웠는지 기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주차한 층과 구역, 기둥 번호를 휴대폰으로 찍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몇 번 차를 찾아 주차장을 헤매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습관입니다.

쇼핑몰 밖에는 마막이 있습니다

물론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항상 시원한 쇼핑몰에서만 생활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가나 상가 지역에서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식당이나 가게를 이용하는 모습도 흔합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생활에서 빼놓기 어려운 곳이 마막(Mamak)입니다.

마막은 인도계 무슬림 음식문화에서 발전한 캐주얼한 식당으로,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현지 사람들이 편하게 찾습니다.

로티 차나이, 미고렝, 나시고렝 등 다양한 음식을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먹을 수 있고 테타릭 한 잔을 마시며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마막 중에는 에어컨 없이 선풍기만 돌아가는 오픈형 식당이 대부분입니다.

조금 덥기는 합니다.

하지만 시원한 쇼핑몰의 레스토랑과는 또 다른 말레이시아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쇼핑몰은 말레이시아의 생활공간입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쇼핑몰이 많은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덥고 갑자기 비가 내리는 날씨, 자동차를 많이 이용하는 생활, 그리고 식사부터 장보기와 여가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함이 쇼핑몰 중심의 생활을 자연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밖은 더운데 외출할 때 외투를 챙기고, 쇼핑할 것이 없어도 몰에 가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십니다.

그러다 가끔 에어컨 없는 마막에 앉아 테타릭을 마시면 다시 말레이시아의 더운 공기를 느낍니다.

화려하고 시원한 대형 쇼핑몰과 동네의 소박한 마막.

둘 다 제가 살면서 경험한 말레이시아의 일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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