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콘도는 어떻게 다를까?|한국 아파트와 다른 점

말레이시아에 처음 와서 집을 알아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은 수영장이었습니다.

“우와, 아파트에 이런 수영장이 있다고?”

겉으로는 한국 아파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다른 점이 꽤 많습니다. 수영장 같은 시설부터 주차장, 보안, 집 내부, 주변 생활권까지. 처음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몇 년 살아보니 오히려 집을 고르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수영장보다 관리 상태가 중요합니다

말레이시아 콘도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공용시설, Facility입니다.

수영장과 헬스장은 흔한 편이고 콘도에 따라 농구장, 배드민턴장, 바비큐장, 스터디룸, 플레이룸, 어린이 놀이터 등을 갖춘 곳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멋진 수영장을 보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설이 얼마나 많은지보다 관리가 잘되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수영장은 깨끗한지, 헬스장 기구는 관리되는지, 사람들이 실제로 이용하는지 직접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차장은 정말 꼭 직접 가보세요

이건 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콘도와 집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가족이 많이 사는 1,000~1,500sq ft(약 93~139㎡) 정도의 집에서는 주차공간 두 대가 포함된 경우도 흔합니다.

말레이시아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생활이 보편적이라 부모와 성인 또는 대학생 자녀가 함께 살면 한 가정에서 차량을 여러 대 사용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봅니다. 주차면이 더 필요하면 콘도 상황에 따라 월 임대료를 내고 추가로 빌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주차장 개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위치입니다.

한국 아파트에서 흔히 보는 대규모 지하주차장과 달리 말레이시아 콘도에서는 건물 저층부를 여러 층의 지상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구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닛마다 사용할 주차면이 지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자리가 있다는 것은 편하지만 그 자리가 엘리베이터에서 한참 떨어져 있거나 3층, 4층까지 매일 빙글빙글 올라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주차장 위치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사는 내내 고생했습니다. 바쁜 아침마다 몇 층을 빙빙 돌아 내려가는 데 시간이 걸렸고 지정된 자리라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면 “주차장 두 대 있어요”라는 말만 듣지 않습니다. 계약하기 전에 그 자리가 정확히 어디인지 직접 가볼 겁니다.

같은 콘도인데 집 안은 천차만별입니다

한국 아파트는 같은 평형이라면 기본적인 구조와 마감이 비슷한 편입니다. 그래서 아파트 같은 경우는 가끔은 집을 안 보고도 계약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말레이시아도 같은 콘도의 같은 타입이라면 기본 구조는 비슷하지만 집주인에 따라 내부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링팬, 에어컨, 조명, 주방, 수납장, 가구와 가전까지 모두 다릅니다. Fully Furnished라 몸만 들어가도 될 정도로 잘 갖춰진 집이 있는 반면 오랫동안 렌트하면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깜짝 놀랄 정도인 집도 있습니다.

한국처럼 벽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벽에 페인트를 칠한 집도 흔합니다.

그래서 같은 콘도라도 한 집만 보고 결정하지 말고 여러 유닛을 비교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무나 우리 집까지 올라올 수 없습니다

제가 말레이시아 콘도 생활에서 좋다고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보안입니다.

많은 콘도에는 가드가 있고 출입카드 없이는 로비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등록된 층만 엘리베이터에서 선택할 수 있는 곳도 있어 외부인이 마음대로 우리 집 앞까지 올라오기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콘도 전용 앱으로 방문자를 등록하는 곳도 있습니다. 지인이 방문할 날짜와 시간, 정보를 입력하면 QR코드가 발급되고 이를 지인에게 보내주면 가드하우스에서 확인 후 들어오는 방식입니다.

Grab 음식배달이나 차량도 콘도에 들어올 때 가드하우스에서 방문 목적과 기사 정보를 확인하고, 콘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신분증 확인 절차를 거칩니다.

이런 보안 시스템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출근할 때나 저녁에 집으로 돌아올 때 손을 흔들며 인사해주는 가드 아저씨들도 있습니다. 저도 차 안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합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인사가 기분 좋은 아침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지도에서 가까운 것과 실제 생활은 다릅니다

집을 구할 때는 주변 생활권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마트와 쇼핑몰까지 걸어갈 수 있는지, LRT나 MRT역까지 Canopy 또는 Covered Walkway가 연결되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Canopy 또는 Covered Walkway란 강한 햇빛과 갑작스러운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지붕을 만든 보행 통로입니다.

도보 생활이 어려운 지역이라면 지도상의 거리만 보면 안 됩니다.

저도 예전에 집 바로 가까이에 대형 쇼핑몰과 스타벅스가 있어 정말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도로 반대편이라 차를 타고 한참 가서 유턴해야 했고 차도 자주 막혔습니다. 쇼핑몰 주차장까지 들어갔다 돌아오면 잠깐 다녀오는 데도 이동 시간이 왕복 30분이상 걸릴 때가 많았습니다.

결국 눈앞에 있는 스타벅스도 일부러 차를 타고 돌아가면서까지 잘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도상의 거리보다 실제 차량 진입로, 유턴 위치와 출퇴근 시간 교통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쁜 집보다 매일 반복할 생활을 보세요

처음에는 저도 예쁜 수영장과 집 내부를 먼저 봤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수영장은 관리가 잘되는지, 주차장은 몇 층인지, 엘리베이터에서 얼마나 먼지, 보안은 어떤지, 마트까지 정말 걸어갈 수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그리고 같은 콘도라도 여러 집을 직접 비교합니다.

집을 보러 갔을 때의 10분보다 앞으로 그곳에서 매일 반복하게 될 생활을 상상해보는 것.

말레이시아에서 여러 번 집을 구하고 살아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배운 집 구하는 방법입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