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생활, 생각보다 불편한 점들|살아봐야 알게 되는 현실

말레이시아는 한국인이 비교적 적응하기 편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쇼핑몰이나 콘도 같은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으로 잠깐 오는 것과 실제로 사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7년 넘게 살다 보니 한국에서는 너무 당연했던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고,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제는 나름의 대처법이 생긴 것도 있습니다.

오늘은 직접 살아봐야 알게 되는 말레이시아 생활의 조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행정 처리는 한 번에 끝날 거라는 기대를 버리자

처음 가장 답답했던 것 중 하나가 행정 처리였습니다.

이민국이나 관공서에 가면 생각보다 영어로 의사소통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외국인이 워낙 많다 보니 직원들도 많은 사람을 상대하면서 피로가 쌓였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때로는 응대 방식이 무뚝뚝하거나 조금 무례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처럼 한 번 방문해서 모든 일이 끝날 거라는 기대는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며칠 뒤에 다시 오세요”라고 해서 갔는데 아직 안 됐다며 또 오라고 하면 정말 화가 납니다. 게다가 규정이 바뀌었다며 추가 서류를 요청받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중요한 행정 업무라면 일정을 여유 있게 잡고 한 번 더 방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정신 건강을 위해서요.

수리 기사 약속 시간은 여유 있게

콘도에 살다 보면 에어컨, 세탁기, 수도 등으로 수리 기사를 부를 일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오후 2시에 약속하면 당연히 2시에 오겠지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아마 정확히 그 시간에는 안 오겠지”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늦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그리고 방문 시간 뿐 아니라 수리에 얼마나 걸리는지도 미리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상보다 빨리 끝나거나 훨씬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어 소요 시간을 알아두면 그날 스케줄을 관리하기가 편합니다.

습기 때문에 물건 고르는 기준도 달라졌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일 년 내내 덥고 습합니다.

옷장마다 한국의 ‘물먹는 하마’ 같은 제습제를 넣어두어도 오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변질되기 쉽습니다. 특히 가죽 가방이나 신발은 곰팡이가 생기거나 상태가 나빠질 수 있어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가죽보다 천으로 된 가방처럼 관리하기 쉬운 물건을 찾게 됩니다. 물건을 많이 쌓아두지 않는 미니멀 라이프로 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대신 한국처럼 계절마다 옷과 이불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농담처럼 말하는 말레이시아 날씨는 두 가지입니다.

‘덥거나, 비 오고 덥거나.’ ㅎㅎ

도마뱀과 벌레에도 익숙해집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작은 도마뱀을 정말 자주 봅니다.

처음에는 징그럽고 무섭기도 했지만 사람에게 해를 주는 동물은 아니고 오히려 작은 해충을 잡아먹는다고 하니 이제는 예전만큼 놀라지 않습니다.

개미나 바퀴벌레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 Shopee나 Lazada, 마트에서 가루나 크림 형태의 해충약을 구입해 집안 곳곳에 사용하면 관리하는 데 꽤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싫어하는 것은 모기입니다.

이사하면 DIY 모기장부터 설치합니다

저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제가 경험한 말레이시아 집들은 한국처럼 모기장이 기본으로 설치된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세입자가 전문업체를 불러 설치하기에는 비용도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이사할 때마다 가장 먼저 하는 것이 DIY 마그네틱 모기장 설치입니다.

Shopee나 Lazada에서 ‘DIY Magnetic Mosquito Net’을 검색하면 다양한 제품이 나오는데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합니다.

저는 집 전체가 아니라 자주 여는 거실 큰 창문 하나, 각 방 창문 하나씩, 부엌 창문 정도를 정해 설치합니다.

창문 크기를 재서 주문하고 직접 설치하는 과정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한 번 해놓으면 모기 걱정을 덜면서 마음껏 환기할 수 있어 정말 편합니다.

갑작스러운 폭우, 조금 기다리면 그칩니다

조금 전까지 햇빛이 쨍쨍하다가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엄청난 비가 쏟아지는 것도 말레이시아의 일상입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장마처럼 하루 종일 비가 오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스콜처럼 한두 시간 강하게 쏟아지고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뜨거운 태양에 달궈진 아스팔트가 비에 식고 나면 오히려 조금 시원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비가 세차게 내리면 무리해서 이동하기보다 쇼핑몰이나 건물 안에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이제는 비가 쏟아지면 “조금 기다리면 그치겠지” 합니다.

대신 옷값은 정말 절약됐습니다

일 년 내내 비슷한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장점입니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면서 옷값이 많이 절약됐다고 느꼈습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아이들이 클 때마다 몇십만 원짜리 겨울 외투를 사고,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브랜드 점퍼나 겨울옷까지 생각하면 지출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기본적으로 여름옷이라 구입 부담이 적고 큰 쇼핑몰에서도 괜찮은 옷을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찾을 수 있습니다.

겨울옷을 보관할 공간도, 계절마다 옷장을 뒤집어 정리할 일도 없습니다.

살다 보니 불편함에도 요령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한국과 비교하면서 답답해했던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래 살다 보니 저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이민국 업무는 한 번 더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수리 기사를 부르는 날은 일정을 여유 있게 잡습니다. 옷장에는 제습제를 넣고, 이사하면 필요한 창문부터 DIY 모기장을 설치합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 서두르기보다 잠시 기다립니다.

물론 7년 넘게 살았다고 모든 것이 익숙해진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행정 처리가 늦어지면 답답하고 수리 기사가 한참 늦으면 짜증이 납니다.

그래도 이제는 “아, 여기는 이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길 수 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습기와 벌레 때문에 신경 쓸 일은 있지만 겨울옷을 살 필요는 없고,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도 조금 기다리면 다시 햇빛이 납니다.

그렇게 불편한 점과 좋은 점이 섞여 있는 것이 제가 실제로 살아본 말레이시아의 일상입니다.

여행으로 잠깐 와서는 잘 보이지 않는 이런 소소한 현실까지 알고 온다면, 말레이시아에서의 새로운 생활도 조금은 덜 낯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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