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은행 계좌와 카드 생활|외국인이 실제로 겪는 불편과 편리함


말레이시아 은행 계좌는 장기간 생활하는 외국인이라면 하나쯤 만들어두면 편리합니다. 현지 계좌가 없으면 생각보다 불편한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 카드만 있어도 웬만한 결제는 가능하지만, 살다 보면 현지 계좌로 이체해야 하는 일이 생기고 QR 결제나 현지 은행카드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장기 거주하는 가디언이라면 현지 은행계좌 하나 정도는 만들어두는 것이 생활하기 훨씬 편합니다.

가디언 비자로 은행계좌를 만들려면

한국에서는 신분증을 가지고 은행에 가거나 요즘은 은행 앱을 이용해 비교적 간단하게 계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우리 같은 외국인이 현지 은행계좌를 만드는 과정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도 앱으로 개설할 수 있는 계좌가 있고 일부 상품은 외국인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은행계좌 개설은 외국인의 체류자격과 은행, 계좌 종류에 따라 필요한 서류와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가디언 비자로 은행계좌를 개설하려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먼저 문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은행에서 학교가 발급한 공식 레터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계좌개설용 레터를 발급해주고 이용할 은행을 안내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Maybank와 CIMB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저 역시 Maybank를 이용하고 있어요.

외국인은 여권과 유효한 비자 또는 체류허가, 학교에서 발급받은 레터 등을 준비하고 은행에 따라 추가서류를 요구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필요한 서류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좌 하나 만들어 놓으면 정말 편합니다

계좌를 개설하면 체크카드(Debit Card)를 발급받고 은행 앱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직접 사용해보니 꽤 편리합니다. 잔액 확인이나 계좌이체 등 대부분의 기본 업무를 앱에서 처리할 수 있고 QR 결제도 정말 흔합니다.

식당과 카페, 마트는 물론 작은 가게에서도 휴대폰으로 QR을 스캔해 결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생활하다 보면 현금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대부분 카드나 QR로 결제하고, 현금은 꼭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조금 준비해서 가지고 다닙니다.

하지만 은행에 다시 가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앱과 카드 사용은 편리하지만 은행 창구 업무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처음 계좌를 만들러 갔을 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한국처럼 들어가자마자 번호표부터 뽑고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입구의 안내 직원에게 방문 목적을 이야기하고 준비한 서류를 먼저 확인받았습니다. 서류가 제대로 준비되어 있어야 그때 비로소 번호표를 받고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림은 그때부터 시작입니다.

한국 은행에서 들었던 “띵동, 띵동” 빠르게 번호가 넘어가는 소리는 여기에서는 사치처럼 느껴졌더랬죠. 한 사람당 업무처리 시간이 꽤 길고, 제 차례가 와도 서류를 제출하고 여러 곳에 사인을 한 뒤 다시 기다리는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처음 계좌를 만드는 일이니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잘 사용하던 카드가 갑자기 안 되거나 제출했던 서류에 문제가 생겨 다시 은행을 찾아가야 할 때입니다. 한 번에 해결되지 않으면 서류를 다시 준비해 방문해야 해서 시간과 에너지가 꽤 많이 듭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오래 살면서 제 성격이 굉장히 꼼꼼해진 이유도 이런 경험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은행뿐 아니라 비자나 여러 행정업무도 처음부터 서류가 정확하고 문제없이 처리되면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서류 하나가 빠지거나 다시 제출하고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은행이든 이민국이든 몇 번씩 찾아가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무슨 일을 하든 처음부터 필요한 서류와 조건을 여러 번 확인합니다. 어떻게 보면 조금 강박적으로 꼼꼼해졌지만, 해외에서 오래 살아보니 처음 한 번 정확하게 준비하는 것이 결국 시간을 가장 많이 아끼는 방법이었습니다.

외국인의 신용카드 발급은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현지 계좌를 만들면 체크카드는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신용카드는 조금 다릅니다.

외국인의 경우 은행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나 재직·소득증빙 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득증명이 어려운 가디언이라면 신용카드보다 현지 체크카드와 한국에서 가져온 해외결제 카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편할 수 있습니다.

한국 돈은 어떻게 가져올까?

해외생활을 시작하면서 신경 쓰였던 것 중 하나가 환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WireBarley나 SentBe 같은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한국에서 원화를 보내면 환전된 링깃이 말레이시아 은행계좌로 들어오는 방식입니다.

당시에는 포털에서 보는 기준환율보다 조금 비싸게 느껴졌고 계좌에 입금되기까지 2~3일 정도 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에는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이용했습니다. 환전 수수료 없이 매매기준율을 적용해 환전할 수 있어 일반적인 현찰 환전보다 편리했고, 해외에서 카드결제나 ATM 출금을 할 때도 유용했습니다.

요즘 제가 이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하나카드 트래블로그입니다. 환전 수수료 우대와 해외 카드결제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이 있어 환율 면에서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해외 ATM 출금 시 카드사에서 수수료를 면제하더라도 현지 ATM 운영사가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화면에 표시되는 수수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식당이나 아이들 학비처럼 해외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에서는 이런 카드를 사용합니다.

반대로 현지 은행카드로 결제하거나 계좌이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필요할 때 ATM에서 링깃 현금을 출금한 뒤 일정 금액을 Maybank 계좌에 넣어두고 사용합니다.

Touch ‘n Go까지 있으면 현금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말레이시아 생활에서 Touch ‘n Go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TNG eWallet을 이용하면 QR 결제부터 휴대폰 선불요금 충전, 온라인 결제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지 은행 앱의 QR 결제와 체크카드, Touch ‘n Go, 한국 해외결제 카드를 상황에 따라 나눠 사용하다 보니 지금은 현금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처음에는 해외에서 은행계좌 하나 만드는 것도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일단 만들어 놓으면 생활은 확실히 편해집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에서 여러 행정업무를 경험하며 제가 배운 것도 하나 있습니다.

처음 준비할 때 필요한 서류와 조건을 최대한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처음 한 번 꼼꼼하게 준비하는 것이 은행을 두 번, 세 번 다시 찾아가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해외생활에서는 이런 작은 습관 하나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스트레스를 줄여줍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처럼 단일 민족인 국가에 비해 다양한 국적의 수많은 외국인들이 사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사실 더 많은 다른 규정과 조건들로 인해 업무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외국인의 계좌개설 및 신용카드 발급 조건, 환율, 해외송금·카드 수수료와 혜택은 은행과 카드사 정책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이용 전 최신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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