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운전, 한국과 이렇게 달랐습니다|7년 살아보니 알게 된 것

말레이시아에 처음 왔을 때 가장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운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10년 넘게 운전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막상 운전대를 잡으니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영국의 영향을 받은 좌측통행 국가라 한국과 운전석도, 주행 방향도 반대입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몸은 한국에서 운전하던 습관을 기억하고 있어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요.

차량에 따라서는 깜빡이와 와이퍼 레버의 위치도 제가 한국에서 익숙했던 차와 반대인 경우가 있어, 깜빡이를 켜려다 와이퍼를 움직인 적도 있었습니다. 한국에는 많이 없던 많은 회전교차로까지, 처음에는 정말 다시 운전을 배우는 기분이었습니다.

10년 운전 경력인데, 다시 연수를 받았습니다

저는 겁이 많은 편이고 아이들을 태우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혼자 운전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렌터카를 빌리면서 사장님께 별도로 비용을 드리고 약 2시간 정도 운전 연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부터 아이들 학교 픽드랍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정말 멘붕이었습니다.

운전 방향부터 차선 변경, 회전교차로까지 모든 것에 신경을 곤두세웠고, 처음 얼마 동안은 운전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면 등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매일 같은 길을 오가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말레이시아 운전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오토바이

말레이시아에서 운전할 때 특히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오토바이입니다.

도로에 오토바이가 정말 많고 정체된 자동차 사이를 지나가거나 차량 바로 옆으로 빠르게 통과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제가 운전 연수를 받을 때 들었던 조언 중 지금도 가장 공감하는 말이 있습니다.

“깜빡이를 꼭 켜세요.”

차량 바로 옆의 오토바이는 사이드미러에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Blind Spot)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를 모르고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거나 방향을 바꾸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뒤에 차가 없어 보이더라도 깜빡이를 켜고, 차선을 변경하기 전 사각지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을 습관화했습니다.

KL 교통체증과 Waze

말레이시아에 오기 전에는 한국보다 도로가 한산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KL과 주변 지역의 출퇴근 시간에는 차가 정말 많이 막힙니다. 같은 거리라도 시간대에 따라 이동시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Waze와 Google Maps를 주로 사용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운전할 때 Waze를 더 선호합니다.

교통체증이나 사고 등 실시간 도로 상황을 반영해 경로를 안내해주는 점이 유용합니다. Google Maps는 새로운 장소나 주변 정보를 찾을 때 함께 사용합니다.

다만 내비게이션이 예상하지 못한 좁은 길로 안내할 때도 있어 실제 도로 표지판과 차선도 함께 확인하는 편입니다.

대중교통은 있지만 자동차가 편한 이유

말레이시아에도 LRT, MRT, Monorail과 버스 등 대중교통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대중교통만으로 거의 모든 지역을 촘촘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버스는 지역과 노선에 따라 배차 간격이 길게 느껴질 때도 있고, 역이나 정류장에서 목적지까지 다시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낮에는 덥고 햇빛도 강해 가까운 거리도 걷기보다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자동차로 다니면 생각보다 편리합니다. 고속도로가 잘 연결되어 있어 저도 말레이시아의 여러 지역을 차로 여행했습니다. KL 도심에서는 교통체증이 심할 때도 있지만 장거리 자동차 여행은 생각보다 편했습니다.

운전면허, 예전 정보만 믿으면 안 됩니다

운전면허 취득 나이도 조금 다릅니다.

한국의 일반 자동차 운전면허는 만 18세부터 취득할 수 있지만, 말레이시아의 일반 승용차 D/DA 면허는 17세부터 취득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의 운전면허 규정은 제가 처음 말레이시아에 왔을 때와 현재가 달라졌습니다.

2025년 5월 19일부터 외국 운전면허를 말레이시아 면허로 전환하는 제도가 크게 변경됐습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 12개월 미만 임시 체류하는 외국인은 해당 국제협약 요건을 충족할 경우 본국에서 발급받은 국제운전면허증(IDP)으로 운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장기 체류하면서 말레이시아 면허가 필요한 경우에는 체류자격에 따라 면허를 새로 취득하거나 전환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JPJ(Jabatan Pengangkutan Jalan, 말레이시아 도로교통국)의 현재 안내에는 외국 면허 전환이 가능한 자격이 별도로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 체류자라면 예전에 작성된 블로그 정보만 믿기보다 자신의 비자에 맞는 최신 규정을 JPJ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JPJ(말레이시아 도로교통국) 공식 사이트

말레이시아에서 차를 구입한다면

자동차 가격도 처음에는 의외였어요.

말레이시아 물가가 한국보다 저렴하니 자동차도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완성차 형태로 수입되는 차량(CBU)은 차종과 원산지 등에 따라 관세와 소비세, 판매세 등이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외국 브랜드라도 한국에서 보던 가격보다 비싸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Perodua와 Proton 같은 말레이시아 브랜드는 도로에서 정말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주변 한국 엄마들을 보면 Honda WR-V, HR-V, CR-V 같은 SUV나 Toyota, Mazda 등을 선택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보통 서비스 센터 접근성, 유지 관리, 나중에 중고차로 판매할 때의 가치 등을 함께 고려해서 구입하게 됩니다.

물론 자동차 선택은 예산과 가족 구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주변에서 직접 보고 느낀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학교 픽드랍으로 시작해 자동차 여행까지

제가 말레이시아에서 운전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의 학교 픽드랍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와 집을 오가는 것만으로도 긴장했지만, 운전에 익숙해지면서 혼자 장을 보고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고 아이들과 갈 수 있는 곳도 하나둘 늘어났습니다.

나중에는 가족과 함께 다른 지역까지 차를 타고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운전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단순히 이동수단 하나가 생긴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제 생활 반경이 넓어졌고,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던 말레이시아를 직접 찾아다니며 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던 것들이 어느 순간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는 것. 그것 역시 제가 말레이시아에서 오래 살아오며 경험한 해외생활의 한 모습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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