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제학교를 처음 알아보면 낯선 단어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British Curriculum, Cambridge, IGCSE, IB….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까워지면 A-Level, Foundation, CIMP, AUSMAT 같은 단어까지 등장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국제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대학에 가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국제학교 교육과정을 이해하려면 지금 다니는 학교뿐 아니라 중등과정 이후 무엇을 공부하고, 그것이 대학진학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까지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국식 커리큘럼과 IGCSE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British 또는 Cambridge Curriculum입니다.
영국식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많은 학교에서는 중등과정에서 IGCSE를 준비합니다.
IGCSE는 International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의 약자로, 학생들이 여러 과목을 공부한 뒤 시험을 치르는 국제 중등교육 자격입니다.
중요한 것은 IGCSE를 마쳤다고 바로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통 그 이후 A-Level, IB Diploma, Foundation 등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Pre-University 과정으로 넘어갑니다.
따라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의 국제학교를 알아본다면 IGCSE뿐 아니라 그 학교 이후 어떤 과정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IB는 무엇이 다를까?
IB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약자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학습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연령에 따라 PYP, MYP, DP 등의 프로그램이 있으며 대학진학 단계에서 많이 알려진 것이 IB Diploma Programme(DP)입니다.
IB에서는 과목 공부뿐 아니라 글쓰기, 탐구, 발표, 프로젝트 등의 활동도 중요합니다.
특히 IB Diploma에서는 Extended Essay(EE), Theory of Knowledge(TOK), CAS 등의 필수 요소도 수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IB를 단순히 ‘시험이 적어서 쉬운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여러 과목과 과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로 읽고 쓰는 능력뿐 아니라 시간관리와 자기주도적인 학습도 중요합니다.
IGCSE 다음에는 무엇을 공부할까?
국제학교를 알아볼 때 부모들이 의외로 많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IGCSE 이후에는 대학에 가기 전 Pre-University 과정을 선택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과정 중 하나가 A-Level입니다.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된 과목을 선택해 깊이 공부하는 영국식 대학진학 과정입니다.
IB Diploma 역시 세계 여러 대학에서 대학입학 자격으로 활용됩니다.
또 하나가 Foundation입니다.
Foundation은 대학이나 교육기관에서 운영하는 대학 준비과정으로 약 1년 과정이 흔합니다. Business, Science, Arts 등 앞으로 공부하려는 전공과 연결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장점이 있지만 Foundation은 과정마다 인정 범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원하려는 대학에서 해당 Foundation을 인정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캐나다·호주 대학진학 과정도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영국식이나 IB 외에도 캐나다와 호주식 Pre-University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 과정으로는 CIMP(Canadian International Matriculation Programme)나 OSSD와 연결된 과정을 접할 수 있습니다.
과제, 프로젝트, 시험 등 학기 중 이루어지는 평가가 성적에 반영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호주 과정으로는 AUSMAT과 SACE International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역시 학교 내 평가와 시험 등을 통해 대학진학에 필요한 성적을 만들게 됩니다.
따라서 무조건 어떤 과정이 쉽다고 보기보다 아이가 시험에 강한지, 과제와 발표에 강한지, 스스로 학습 일정을 관리할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 대학은 어떤 성적을 볼까?
“A-Level 몇 점이면 대학에 갈 수 있나요?”
“IB는 몇 점을 받아야 하나요?”
부모라면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합격 기준은 없습니다. 국가와 대학, 전공에 따라 요구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는 A-Level의 과목별 등급, IB의 총점과 Higher Level 과목 성적, 호주 과정의 ATAR, 캐나다 과정의 주요 Grade 12 과목 성적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대나 공학 등 일부 전공은 수학이나 과학처럼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목과 최소성적을 별도로 요구하기도 합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에게는 대학에 따라 IELTS나 TOEFL 등 영어능력 증명을 추가로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희망하는 국가와 대학 몇 곳을 정한 뒤 입학 조건을 확인하고 거꾸로 Pre-University 과정을 선택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한국 대학에도 갈 수 있을까?
해외 국제학교를 다녔다고 반드시 해외 대학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대학에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국 대학은 대학과 전형에 따라 지원자격과 평가방법이 다릅니다.
해외 학교 재학기간, 졸업자격, 성적표, 이수한 교육과정과 활동 등 필요한 조건과 서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IB 몇 점이면 어느 대학’, ‘A-Level 몇 등급이면 합격’처럼 하나의 점수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재외국민이나 해외 학력 관련 전형을 생각한다면 지원하려는 대학의 해당 학년도 모집요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학교를 고를 때 대학까지 함께 보세요
국제학교를 처음 선택할 때는 학교 시설과 학비, 집과의 거리에 먼저 눈이 갑니다.
하지만 아이가 중·고등학생이라면 그 이후 과정도 꼭 확인했으면 좋겠습니다.
IGCSE 이후 A-Level을 할 것인지, IB Diploma를 선택할 것인지, Foundation이나 캐나다·호주 과정을 선택할 것인지에 따라 공부 방식과 대학진학 경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느 과정이 무조건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에게 잘 맞는 공부 방식과 앞으로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입학조건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학교 선택은 지금 다닐 학교 하나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그 다음 과정과 대학까지 이어지는 길을 함께 계획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