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선택|아이 둘을 직접 보내보고 알게 된 현실

제가 2019년 아이들과 말레이시아에 온 가장 큰 이유는 교육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는 선택지가 정말 많습니다. 처음에는 학교가 많으니 고르기도 쉽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알아보니 정반대였어요.

학교마다 학비, 시설, 커리큘럼, 학생 수, 선생님 구성과 분위기까지 정말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 둘을 직접 보내보니 국제학교는 단순히 ‘어느 학교가 유명한가’만 보고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국제학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말레이시아에는 국제학교뿐 아니라 로컬학교와 중국어를 주요 수업언어로 사용하는 중국계 학교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가 아주 어릴 때 와서 중국어 환경의 학교에서 중국어를 익히고, 이후 국제학교로 옮겨 영어까지 배운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제가 둘러본 일부 중국계 학교는 에어컨이 없는 교실도 있었고 시설도 국제학교와 비교하면 소박했습니다. 언어와 교육과정까지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적응, 가능한 비자 등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 제 주변 한국 부모 중 자녀를 중국계 학교에 보내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Kindergarten, Primary, Secondary는 무엇일까?

국제학교를 처음 알아보면 학년 명칭부터 낯설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Kindergarten 또는 Early Years, 초등 과정은 Primary라고 부르는 학교가 많습니다. 미국식 학교에서는 Elementary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고, 중·고등 과정은 Secondary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와 커리큘럼에 따라 명칭과 연령 기준이 다르므로 아이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입학 가능한 학년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영국식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Secondary에서 IGCSE 과정으로 이어지는 국제학교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미국식 커리큘럼으로 Elementary, Middle School, High School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고 IB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따라서 유명한 학교만 찾기보다 몇 년 후 아이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것인지, 말레이시아에서 계속 공부할 것인지, 해외 대학 진학까지 생각하고 있는지 등 이후의 진학 과정을 고려해 커리큘럼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제학교 학비, Tuition Fee만 보면 안 됩니다

국제학교 학비는 학교에 따라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오래된 명문학교, 규모가 크고 시설이 좋은 학교, 외국인 교사 비율이 높은 학교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비용 차이도 큽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Tuition Fee만 보고 전체 교육비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학교에 따라 Application Fee, Registration Fee, Deposit가 별도로 있고 교복, 교재, 급식, 스쿨버스, 방과후 활동비 등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꼭 확인해야 할 것이 상급 학년 학비입니다.

Primary 저학년은 생각보다 부담이 적은 학교도 있지만 Secondary로 올라가는 순간 학비가 크게 오르는 학교가 많습니다.

저처럼 “일단 1년만 살아볼까?” 하고 왔다가 아이들이 잘 적응하면서 체류가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고학년이 되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학비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국제학교 학비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 필요한 비용도 함께 계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현재 학비만 보지 말고 Secondary와 IGCSE 과정까지의 비용을 미리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교는 아이들과 직접 보러 다녔습니다

말레이시아에 왔을 당시 아이들은 초등학생과 중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영어를 계속 배우기는 했지만 모든 과목을 영어로 공부해본 적은 없었기에 저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몇몇 학교를 아이들과 직접 방문했는데 재미있게도 제가 좋아한 학교와 아이들이 좋아한 학교가 달랐습니다.

규모가 크고 학생이 많은 학교는 아이들이 너무 정신없다며 싫다고 했고, 제가 커리큘럼과 학비가 괜찮다고 생각한 학교는 시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결국 선택한 곳은 당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학교였습니다.

시설이 깨끗하고 학생 수가 많지 않아 영어에 익숙해 지기까지 선생님들의 케어를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고, 한국 학생도 많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고 고학년이 되기 전까지 그 학교를 다녔습니다.

저학년과 중학생의 영어 적응은 달랐습니다

국제학교를 알아보는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영어와 입학테스트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적응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에 따라 영어·수학 테스트나 인터뷰를 하고 학업 수준에 따라 학년 조정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Secondary부터는 조금 다릅니다. 모든 과목을 영어로 이해해야 하고 IGCSE 등 상급 과정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중학생이었던 제 딸도 처음에는 정말 힘들어했습니다.

한국에서 올 때는 “말레이시아까지 가서 과외는 시키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그 다짐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로 된 숙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밤 12시까지 잠도 못 자고 숙제와 씨름했던 날도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챗GPT같은 AI라도 있었더라면 덜 고생했을텐데 정말 막막하더라고요. 😓

결국 공부를 더 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교 숙제를 이해하고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일주일에 두세 번 과외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몇 달 후 딸이 먼저 “이제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했고 과외를 그만두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했던 것은 완벽한 영어보다 새로운 언어로 공부하는 방법에 익숙해질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국제학교를 알아볼 때 비자도 확인하세요

아이와 함께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한다면 비자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은 요건에 따라 Student Pass를 신청할 수 있고, 부모나 법적 보호자는 흔히 ‘가디언 비자’라고 부르는 보호자 체류자격(Long-Term Social Visit Pass)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패스들은 유효기간에 맞춰 갱신해야 하며, 국제학교에 다니는 경우 보통 1년에 한 번 갱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갱신할 때마다 규정에 맞는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관련 비용도 발생합니다.

학교에서 비자 신청과 갱신을 도와주거나 지정 대행사를 통해 처리하는 곳도 있으므로 입학 전에 비자 업무를 어디까지 지원하는지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합법적인 체류자격이니까요.

국제학교를 선택하기 전에 꼭 생각해볼 것

처음에는 어느 학교가 좋은지, 영어를 따라갈 수 있을지, 학비가 얼마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을 살아보니 현재 학비만큼 고학년까지의 교육비와 진학 과정, 통학거리, 비자 그리고 아이의 적응까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이와 직접 학교를 방문해보세요.

저희 아이들도 제가 마음에 들어 했던 학교를 싫다고 했고,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학비와 커리큘럼을 비교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지만, 결국 그 교문 안에서 매일 몇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사람은 아이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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